고양이/사료서리일기
고양이와 함께 보내는 나른한 시간
planeswalker
2009. 3. 31. 23:42
고양이와 함께 하릴없이 빈둥거리는 시간은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것 마냥 금세 지나가기 마련이다.
장난감으로 격하게 놀아주는 것도 아니고 사람과 고양이가 둘다 푹신한 이불 위에 나란히 누워서 한쪽은 쓰다듬쓰다듬, 한쪽은 핥핥 열혈 그루밍. 그러다 한쪽이 먼저 잠들기도 하고.
침대에 옆으로 누워있으면 서리가 올라와서 꼭 몸을 내쪽으로 기대고 동그랗게 몸을 말아 앉거나 눕는다. 이마부터 등까지 쓰다듬어 주면 어느샌가 들리는 골골부릉부릉 소리... 이내 녀석은 그루밍 풀코스를 시작한다. 이렇게 고양이 그루밍을 바로 옆에서 구경하는건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다. 내가 어디를 쓰다듬던지 어디를 만지던지 아무 상관 않고 그루밍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재미있다.
필수 코스 중 가슴털 그루밍 한다고 윗몸 일으키기 자세로 힘들게 혀놀리고 있는걸 보면 참 애쓴다 싶어서 내 손으로 등을 받쳐주곤 하는데 그럴때마다 자연스럽게 무게를 실어오는 녀석이 사랑스럽다. (가끔 장난으로 손을 쏙 빼버리곤 한다-_-그래도 서리는 화를 내지 않아서 다행)
사진은 그루밍 후 편한 자세로 곤히 자는 서리. 그 와중에도 이쁜척 하는 ㅋㅋ 나의 홈패션이 너무 리얼하게 드러난 사진이라 민망하긴 하지만 그래도 맘에 드는 사진중의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