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고양이가 자는 법 2 - 서리 사진 이것저것

나른한 주말 오후, 세탁기 위의 대야 속에서 돌돌 말린 채로 발견된 서리.
눈을 마주치자 귀여운 척 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주특기임.

폰카로 찍은건데도 색감도 맘에 들고 잘 나와줘서 모처럼 편집을 해봤다.
뭐 다 좋은데... 거기 걸레 위에서 꼭 그렇게 자야겠니-_-

베란다 구석이라 방 안이 보이지 않음에도, 저렇게 자다가 부엌 싱크대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만 나면 벌떡 일어나서 들어왔다는 후문이 있다.

침대 위에서
"누나 나 졸려요"

졸지 말고 그냥 자라 자

아빠 다리 하고 있으면 꼭 올라와서 자리잡는 서리.
한동안 다리 위에 안 올라오다가 요새 다시 식후엔 항상 '내 자리 내 놓으소' 모드인 서리.
앞발 하나 먼저 내려놓았다가 자리가 불량이면 에잉- 하는 표정으로 다시 가버리기 때문에
'넵- 여기 자리 있습니다' 모드로 잽싸게 자세를 바꾸어 다리를 내어 주곤 한다.
뭐 사진으로 보면 나름 평온해보이긴 하나... 자다가 코고는 소리, 잠꼬대에 내가 깜짝깜짝 놀라는
그다지 아름답지만은 않은 풍경.

한참 컴 하다 보니 이러고 있길래
아니, 이 자식이 이젠 대자로 뻗어서 날 째려보네, 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눈 뜨고 자는거.

이러고 한참 자다가

이렇게 딩굴거리기도 하고

깨어서 누가 볼세라 잽싸게 세수도 하고

또라방한 척을 하지만...
이미 늦었음. 증거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