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의 지난 9개월 간의 변화
외형
몸무게가 정확히 1kg 늘었다 (3.9 -> 4.9)
얼굴이 커졌다. 볼살도 잡힌다.
목이 없어졌다. (흐걱)
아랫뱃살이 잡힌다. 다닐땐 출렁출렁.
일화) 올초 변 상태때문에 병원에 데려간 서리. 아랫배가 유난히 튀어나온것 같아 걱정이 되서 물어보았다. "선생님, 아랫배쪽에 손에 잡히는게 있는데 뭔가요?" 배를 만져보시더니 서진병원 선생님 특유의 무뚝뚝한 얼굴과 말투로 하시는 말 "지방입니다" (잠시 침묵) "네...=_=" 서리야, 누나가 다 무안하다...자식아.
성격
익숙해지니까 쫌 살만 하네~
before: 집에 손님이 오면 초인종 소리 날때부터 손님이 갈때까지 아지트(책상 뒤 공간)에서 나오지 않음. 집에 고양이가 있는지도 모른채로 왔다간 사람도 있음.
after : 초인종 소리가 들리면 고개만 빼꼼 들어서 쳐다볼뿐. 배달 하시는 분이 와서 현관에 나가 있으면 오히려 현관쪽으로 쫄래쫄래 걸어나옴
before : 청소기 돌리면 반경(2m)내에 없음. 집이 좁아서 더 이상은 멀리 갈수가...-_-;
after : 청소기 돌리면 바로 옆이나 위에서 구경. 식사에 집중할땐 옆에서 청소기를 돌리던 말던 쳐묵쳐묵 완주.
before : 약 한번 먹이면 지 죽이려는 줄 알고 급 흥분해서 도망가서는 눈치보며 몇시간 씩 안 나오고 경계함.
after : 물약이건 안약이건 그냥 끌어다 잡아 놓고 투여하면 울지도 않고 대견하게 잘 참음. 그리고 뒤끝 없어짐.
소심묘에서 대범묘로 거듭나다
before : 눈치한번 보고 밥먹고 눈치한번 보고 밥먹고...무한 반복.
after : 밥먹을땐 옆에서 아무리 불러도 신경도 안 쓰고 밥그릇에 코 박고 와구와구.
before : 문밖 복도에서 소리만 들려도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문쪽을 응시. 고양이란 원래 잠을 깊게 안 자는 줄 알았다.
after : 깊게 잠들었을 땐 아무리 부르고 만지고 흔들어도 계속 잠만 잠 ㅠ
땡깡은 늘어만 가고
before : 퇴근하고 들어오면 밥 달라고 아옹아옹. 발에 채일정도로 따라다니면서 쿵쿵(발라당하는 소리) 소릴 내곤 함. 그놈의 밥이 뭔지...비굴한 애교 작렬.
after : 퇴근하고 들어오면 아옹아옹 하면서 궁디팡팡 자세로 세팅 딱 하고 기다리고 있음;; 그래도 번쩍 들고 있는 궁디를 외면할수가 없어서 집에 도착하자마자 두들겨준다.
before : '기호성? 그게 먼가염?' 어떤 사료를 줘도 어떤 주식캔을 줘도 와구와구 쩝쩝, 배 터질때까지 먹음.
after : "누나, 참치없어요? 이거 맛 없는데..."
변 때문에 간식을 일절 안 줬던게 맘에 걸려서 3달 전부터 가끔 간식캔을 주고 있는데, 그 이후론 치킨맛 주식캔은 잘 먹으려 하지 않는다. 잘 먹어서 많이 줬던것도 질리는지 잘 안 먹는다. 내가 외출을 하거나, 도저히 새걸로 꺼내줄 기미가 없으면 그제서야 깨작깨작하는데... 사람 새끼면 굶기기라도 하지, 이건 굶길수도 없고 아후- 이 까다로운 주댕이를 어찌할꼬 -_-
before : 배고플땐 처절하게 울지만 그 외엔 가끔 허공에다 대고 복식호흡으로 우는 정도.
after :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내 얼굴만 봐도 아옹아옹~ 그리고 내가 부르면 대답도 곧잘 한다. 불쌍한 척 할 때는 아앙~이라던가 끼양~ 이러면서 낑낑거리는 소리를 냄.
귀차니즘
before : 쥐돌이나 캣닙막대 하나만 던져주면 한시간 이상 혼자서 신나게 논다. 새벽마다 우다다도 열심히.
after : 하루에 한번씩 우다다 하긴 하지만, 대부분은 어슬렁어슬렁 배회. 장난감은 이제 시큰둥. 캣피싱 토이는 여전히 잘 낚이지만 그것도 금세 귀찮아져서 누워서 고개만 까딱까딱함. 그래, 인제 나이좀 먹었다는 거니. (그래서 낯선 사람을 보고 피하지 않는 것이 겁이 없어졌다기보단 도망가기 귀찮아서 그런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해봤다)
서리는 누나를 어떻게 생각하니
before : 누나가 밥도 주고 좋긴 하지만, 그래도 귀찮게 하는 건 싫어. 안는것도 싫어. 캣타워 꼭대기에서 자는 것을 즐김.
after : 안고 있으면 얼마동안은 가만히 참아준다. 자신이 정한 한계치에 다다르면 그때서야 바둥바둥. 그렇지만 발톱은 절대 꺼내지 않는다.
잠은 항상 누나의 시야 안에서 자야지. 내가 책상에 앉아 있으면 책상 위에서, 침대에 있으면 침대 위에서... 은근슬쩍 눈치보면서 따라다님. 덕분에 캣타워는 내가 잘때 높은곳에서 감시용으로만 쓰는 듯. 자다 깨서 눈 떠보면 저 위에서 누리끼리한 무언가가 지켜보고 있다. (무서운 녀석)
일화) 자는데 뒤척이다 보니 서리가 종아리 옆에서 또아리를 틀고 자고 있다. 다리가 불편해서 살짝 다리로 밀어봤는데, 예민한 녀석 일어나서 뛰쳐나갈거란 예상을 깨고 왠 솜방망이 두개가 내 다리를 도로 밀어낸다. 자기 자는데 방해되니까 저리 치우라는거지... (꾹꾹이 아닌건 확실) 서리... 참 마니 컸다. (대견해해야 하는건가 =_=)
대충 이 정도 변화가 있었다. 좋은 방향이겠지?
이제는 슬슬 현관 밖의 세상도 궁금해 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하고... 흥미를 끌만한 장난감이 없어서 딩굴거리기만 하는걸 보면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나라도 자주 놀아줘야 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할땐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어느새 벌써 9개월이구나. 앞으로도 잘 지내자 서리야.
작년 10월 중에 데려온지 한달쯤 되었을 때 찍었던 사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