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서리야, 사고칠 거리를 남겨둬서 미안하다
다른 냥이들이랑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흔히 들을수 있는 사고같은걸 내가 거의 겪어보지 않은 걸 볼때 서리는 참 얌전하고 착한 고양이이다.
(어쩌면 외동이라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지만 일단 지금은 판단 보류 ㅎㅎ)
벽지나 장판을 긁지 않는다.
가구를 긁지 않는다.
대소변은 기가 막히게 잘 가린다. (설사가 나와도 화장실 문 열릴때까지 참았다가 싼 녀석이다-_-)
물건을 깬 적도 없다. (고양이니 당연히 책상위, 화장대위, 싱크대 위를 제 집처럼 올라가긴 하지만서도 올려놓은 물건 사이로 살금살금 다닐뿐, 가끔 책상위의 연필이나 굴릴줄 알지, 화장품이나 귀중품은 절대 떨어트리지 않는다.)
식물을 괴롭히지 않는다. (캣글라스야 원래 먹는거니 제외하고, 본가의 화분들 대하는걸보니 가끔 잎사귀에 이빨자국을 내긴 해도 뿌리째 뽑거나 흙가지고 장난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
기타 물건을 망가트리지 않는다. (털때문에 못 쓰게 된적은 있지만서도 서리 장난 때문에 못 쓰게 된 물건은 생각해보니 없는듯; 두루마리 화장지를 그냥 놔둬도 건드리지 않는 녀석)
원체 겁이 많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이처럼 크게 사고를 쳐본적이 없는 녀석이다.
눈치도 빨라서 내가 싫어하는 일은 몇번 주의를 주면 내가 보는 앞에서는 하지 않는다.
...사실 이 말은 내가 안 볼때는 가끔 한다는 소리다. 빨래바구니 안에 들어가서 잠자기 같은거...-..-
이런 서리도 가끔 조용히 사고를 쳐놓고 모른체 할 때가 있으니... 예를 들면 이런것.
안 쓰는 조그마한 화분을 렌지 위에 2달째 올려놨었는데 며칠전에 보니 이렇게 되어 있었다. 2달 동안 멀쩡하다가 왜 갑자기?
누가 알겠냐마는... 이 정도는 혼낼거리도 아니고, 이게 다 저지레 거리를 거기에 올려놓은 내 탓이지 뭐.
범묘는 범행 현장에 다시 나타난다.
거긴 왜 올라가있니... 아마도 저기 올라가서 놀다가 화분에 발 한쪽 담가서 엎은 모양이다.
내려오라고 잔소리 했더니 벽보고 모른척...
어두운데서 찍어서 노이즈 잔뜩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