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사료서리일기
[삼식이탁묘일기 #2] 삼식이를 쫓아다니며 텃세 부리는 서리! 둘째~셋째 날
planeswalker
2010. 9. 22. 22:25
2010/09/20 - [고양이/사료서리일기] - [삼식이탁묘일기 #1] 삼식이가 오다! 첫날
첫날의 급습 사태가 어느 정도 파악이 되자 (옳거니.. 이 집에 들어온 냥이는 저 거무튀튀한 놈 하나렸다, 라고 생각한듯-_-) 서리는 본격적으로 삼식이를 스토킹 하며 텃세를 부렸다. 나도 이 녀석이 이럴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말이다. 오히려 삼식이한테 기가 죽어서 피해 다니거나 하는 비굴한 서리를 상상했건만, 서리의 대응은 예상 외였다. 두 녀석 다 서로를 신경 쓰느라 잠도 거의 안 자는 듯 하고, 밥이 줄어드는 속도도 느려졌고.
첫날의 급습 사태가 어느 정도 파악이 되자 (옳거니.. 이 집에 들어온 냥이는 저 거무튀튀한 놈 하나렸다, 라고 생각한듯-_-) 서리는 본격적으로 삼식이를 스토킹 하며 텃세를 부렸다. 나도 이 녀석이 이럴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말이다. 오히려 삼식이한테 기가 죽어서 피해 다니거나 하는 비굴한 서리를 상상했건만, 서리의 대응은 예상 외였다. 두 녀석 다 서로를 신경 쓰느라 잠도 거의 안 자는 듯 하고, 밥이 줄어드는 속도도 느려졌고.
흡사 먹이를 노리는 매의 눈빛으로 삼식이를 관찰하고
삼식이가 밥 먹을 때도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아 관찰을 했다.
(서리야, 그런데 니가 들어가 있는 그 이동장 삼식이 형아 거거던? ;;)
심지어는 밥먹고 있는 와중에도 서리가 코 앞에서 울어제껴서 삼식이가 먹다 말고 베란다로 나가는 사태도 몇번 목격.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간식캔을 따서 따로 접시에 담아 줬건만...서리만 배불리 먹고 삼식이는 입에도 못 대었다.
서리는 방 안에서, 삼식이는 베란다에서 각각 따로 먹으라고 줬으나 워낙 서리가 신경이 쓰이는지 삼식이는 입에 대지도 않고,
자신의 몫으로 주어진 것을 다 먹고 나서 베란다에 나와 유유히 삼식이 캔까지 마저 먹는 서리...
집주인 행세는 톡톡히 하는구만...-.-;;
삼식이 지켜보느라 가뜩이나 똥그란 눈이 더 똥그래진 서리
스토킹은 계속된다.
쭈-욱~
텃세 부리는 서리의 예1)
베란다에 삼식이가 나가 있을 때, 방과 베란다 사이의 통로인 개구멍 앞에서 진을 치고 앉아있는 서리.
삼식이는 창틀 위에 불편한 자세로 있고... 저러고 있으니 맘대로 들어올 수가 없지;
삼식이가 불쌍해서 차라리 밖에 밥 물그릇 따로 챙겨줄까 했었는데, 그러면 오히려 더 친해질 기회가 없을 거 같아서
밥그릇은 그냥 같이 먹도록 내버려 두었다. 다행히 하루종일 저러는 것은 아니니.
텃세 부리는 서리의 예2)
동영상 (소리를 키우고 감상하세요) 삼식이가 방안에 들어오면 꼬리는 잔뜩 부풀려서 너구리 꼬리를 해가지곤 쫓아다니면서 운다.
삼식이는 울음소리는 전혀 내지 않고 하악질만...-_- "야! 이거뜰아~ 밥이나 좀 먹고 해라"
혹시나 삼식이 때문에 서리가 날 원망하면 어쩌나 했는데, 저렇게 무섭게 울다가도 내가 옆에서 달래거나 부르면 날 돌아보면서
평소에 불쌍한 척하며 울던 그 목소리로 '야옹'하고 대답해준다. 아유 요 내숭쟁이 같으니 ㅋㅋ
그나마 다행인건 서리가 이렇게 애를 썼음에도 불구하고 삼식이가 서리의 텃세에 신경은 쓰면서도 히스테릭한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는 거.
눈치를 보면서도 배가 고프면 들어와서 밥 먹고 물 마시고 잠도 자고 집 구경도 다니고 내 앞에서 종종 애교도 부리고...
어딘가 짱박혀서 숨어만 있었으면 크게 걱정했었을텐데, 다행히 이 녀석도 만만한 녀석은 아니었다.
캣타워에 1층에 올라가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삼식이. 눈을 크게 뜨지 않으면 확실히 사진발이 안 받는다 -_ㅜ
부록)
첫날 삼식이 가출 사건 때문에 이튿날 부랴부랴 마련한 방범창.
2년전 삼식이 탁묘 때 방충망을 긁었던 사건 (그러고보니 방충망을 노린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구랴) 때문에
서리를 데려오기 전에 마련했던 초대형 고기굽는 석쇠. 그동안 쓸 일이 없었는데 이 때 아주 유용하게 썼다.
가출을 시도했던 창은 아예 닫아버렸고, 이쪽은 환기 때문에 열어놓되, 석쇠를 중간에 끼워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하고, 혹시나 해서 테이프로 붙여버렸다. 이후로 별다른 탈출 시도는 없었으니 효과는 훌륭했던 셈.
삼식이를 위해 마련된 임시 벤토나이트 모래 화장실. 삼식이 쓰라고 만들어놓은것이건만,
삼식이 서리 두 녀석 다 애용하는 바람에 (역시 고양이에게 화장실은 벤토 모래가 진리인가보다) 2인분 맛동산,
감자 캐느라 힘들었다. 사막화 방지 대책이 없다보니 십일 동안 방 안을 굴러다니는 모래알에 시달려야 했으니...
그래도 흡수형이 최고다. 미안하지만 화장실은 앞으로도 흡수형으로 타협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