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파파(=캣맘)인 친구 T님과 함께한 종로 고양이 투어
서리가 먹지 않는 사료와 주식캔을 챙겨서 나갔다
주 활동(?)지역은 이대 쪽이지만 이 곳도 종종 들러서 밥을 준다고 한다
늦은 오후에는 몇 마리 안 보이는가 싶더니만 슬슬 해가 지니까 곳곳에서 예고 없이 나타나는 냥이들
역시나 밥주는 사람이라 그런지 이 친구가 가니까 거리낌 없이 척척 나타나곤 한다
(길냥이랑은 거의 인연이 없는 나로서는 무지 신기하고 부럽기도...ㅡ..ㅡ)
이곳은 워낙에 챙겨주는 사람이 많다고 하기도 하고
덕분에 길냥이 사진을 그럭저럭 찍을 수 있었다
한 여름이었지만 그렇게 죽을만한 더위는 아니어서 다행이기도 했다
종각역을 나와서 처음으로 만난 고등어 녀석
밥도 잘 먹었다
늠름한 모습
항상 보이던 곳에 애들이 안 보여서 돌아가려던 차에 주차된 차 밑으로 고개를 내 밀던 녀석
사료에 캔을 비벼주니까 엄청 잘 먹는다
먹는 와중에도 지나가는 사람 신경 쓰느라 눈치보던 모습이 어찌나 짠하던지... 그래도 꽤 많은 양을 맛있게 먹음
유명한 M모 타워 근처
화단의 수풀이 넓어 냥이들이 몸을 숨기기엔 최적의 장소이다
겁이 많은 녀석이 수풀 속으로 다가왔다
더 이상 나오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 수풀 속으로 사료를 넣어주니 역시 잘 먹는다
이 곳 터줏대감이라는 아줌마 냥
서리보다도 작았는데 그 몸으로 새끼를 몇 번이나 낳았단다
맛있게 먹고 있는 와중에 아까 차 밑으로 나왔던 그 녀석이 어느샌가 이쪽으로 또 얼굴을 비춘다
무서운지 가까이 오진 않고 멀리서만 바라보는 모습
이렇게 보니 완전 애기다
마음에 드는 사진
앞의 노랭이는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 냠냠중이고 뒤의 고등어는 레이저 쏘는 중
새끼가 아닌 성묘도 우리집 서리보다는 작은 것 같아 맘이 좀 그랬다
우리 동네에서 가끔 보이는 길냥이들도 다들 생후 1년 전후인 것처럼 청소년 묘들 뿐이던데...
못 먹어서, 수명이 짧아서 그런걸까나
이런 애들 보면 이쁘기도 하고, 밖에서도 꿋꿋하게 잘 사는게 대견하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하고
이래저래 감정만 많아진다
...
얘는 서초역 근처 블록에서 발견했던 길냥이
길을 지나가는데 누런 것이 동그랗게 몸을 말고 미동도 안 하고 있길래 나는 무슨 공이 버려져 있는 줄 알았다
이상해서 다시 보니 고양이...
길냥이 답지 않게 시선이 마주치자마자 애앵 울면서 부비부비 작렬이다, 낯선 사람인 내가 만져도 가만히 있고...
온통 노란털에 흰 스팟이 없는 냥이었다
그 동네 다른 길냥이도 봤었는데 빼빼마른 몸이었건만 얘는 온통 통통에 다리도 두툼해서 갓 집을 나온 애 같기도 하고...
주변에 고양이를 풀어 키울만한 가게도 없었기에 일단 그 때 길에서 사는 냥이인건 확실한 거 같았다
볼일을 보고 한 시간 후에 걱정이 되서 다시 가봤는데도 그 자리에 있길래 편의점을 뒤져서 고양이 캔을 하나 사서 주었다
역시 주변 눈치보면서 게걸스럽게 먹어치우는...-_-
정말 여건만 된다면 데려오고 싶었는데, 이 때쯤 서리가 한창 아플 때라 어쩌질 못하고 그냥 올 수 밖에 없었다
고다에 이런 냥이를 보았다고 잃어버린 분 없냐고 글을 올려봤지만 별다른 정보는 없었다
너무 사람을 좋아해서 힘들지 않게 데려올수도 있을거 같았는데...아이고...ㅜ.ㅜ
어찌나 부비부비하고 빨빨거리면서 주변을 도는지 제대로된 사진을 건진게 없다
밤 시간 가로등 불빛이라 더 그랬고;
그냥 마음 한구석에 신경 쓰이는 그 냥이로 계속 남아있는 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