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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서리관찰일지

똥고냥이와 함께 한 삽질 일기 (더티서리 특집)

서리 데려오고 나서 초보 반려인답게 저질렀던 삽질 시리즈 ~_~
직접적인 묘사도 있으니 비위 약하신 분은 패스해주세요 ㅋㅋ

짤방이라도 예쁜 사진으로 붙여야지 -ㅅ-




ㄱ. 항문낭
어느날 서리 똥꼬쪽에서 응가 냄새는 아닌 뭔가 구리구리한 냄새를 맡았다. 뭔가 한참 고민하다가 카페에서 얼핏 읽었던 것이 기억나서 항문낭으로 검색 시작. 그러나 이 네이X 카페에서 '항문'은 검색 금지어이다 젠장, 급해죽겠는데...; 여튼 어찌어찌해서 증상은 알아냈고, 이것을 꼭 짜줘야 할거 같아 만반의 준비를 하고 덤볐지만. 역시 예상대로 똥꼬에 손만 닿아도 궁디부터 펄쩍 뛴다. 그래서 첫날은 포기. 다음날 침대위에서 떡실신 상태로 자고 있는 서리를 발견하고 슬쩍 똥꼬를 찝어보니 왠걸, 얌전히 있어주더라. 그래서 이론대로 똥꼬 아래를 잡고 쭈욱 올려서 짰더니......................
'유전  발굴'......................... 분수처럼 솟구치는 까만 방울들TT 얌전히 있을때 짜야한다는 생각에 급해서 휴지는 미쳐 준비도 못했고, 그 까만 것들은 그대로 내 이불에 점점이 떨어졌다. 겨울인데 여분 이불이 없어서 당장 빨지도 못하고 ㅋㅋ 한 며칠은 대충 닦아내고 그냥 잤는데, 그 야릇한 냄새는 정말.... 맡아보기 전엔 모를것이다. (이 자식 설마 일부러 얌전히 있었던 건 아니겠지...) 

ㄴ. 턱 여드름
어느 날 입주변과 턱을 보니 까만 깨알같은 것이 털 사이에 송송 박혀 있었다. 전날 딸기잼으로 약먹이다 실패한 전적이 있어서 미쳐 닦아내지 못한 딸기잼에 모래가 뭍은것인가 싶어서 하나하나 떼어 주었다. 얼마 뒤에 알고 보니 사료 기름기 때문에 생기는 턱 여드름이라는-_-밥그릇을 사기그릇으로 바꿔주고 밥먹은 후에 물수건으로 턱과 입주변을 닦아주니 며칠만에 사라졌다. 요새도 가끔 턱드름이 스믈스믈 올라오긴 하지만 깨끗하게 닦아 주는 것만으로도 곧 좋아지곤 한다.

ㄷ. 젖꼭지
평소처럼 발라당 상태인 서리의 배를 쓰다듬어 주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것이 손에 만져진다. 털을 파헤치고 보니 작은 돌기 같은 것이 피부 위에 뽈록 나와 있다. 피부병이거나 종기(?) 같은 건가 싶어서 '아이고 이눔시키 가지가지 한다' 원망하며 당황함에 급 검색질을 하고 보니 그건 어느 고양이나 다 있는 찌찌라는 거... 그나마 좀 덜 민망했던건 나말고도 이것에 놀란 사람이 꽤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ㄹ. 똥딱지
지금은 없지만, 불과 한달 전까지만 해도 서리는 똥고에 떨어지지 않는 똥딱지를 붙이고 다녔다. 주름과 주름 사이에 딱 껴서 아무리 긁어내거나 잡아당겨도 떨어지지 않는 똥딱지-_-떼려는 시늉만 하면 궁디 싹 돌리고 외면하는 바람에 잘때 몰래 떼어내려고 시도한 적도 있으나, 조준을 잘못해서 똥꼬 살을 찝거나, 딱지를 잡았다 해도 살에 어찌나 딱 붙었는지 살집이 같이 당겨져서 매번 실패만 하고. 그렇게 몇달 동안 고민만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자고 있을때 핀셋으로 살짝 집어서 당겼더니 떨어졌다. 정말 앓던 이가 빠진 쾌감 ㅠ (그동안 왜 핀셋을 생각못하고 손톱으로만 떼려고 했을까 바보같이) 약간 무서운 사실은 똥딱지에 하얀 것이 같이 달려서 떨어지긴 했는데 아파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았으므로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님! 그러게 똥꼬 그루밍은 제때 제때 좀 -_-

ㄱ~ㄷ 은 데려온지 1-2달 사이에 겪은 것. 여기에 플러스로 무른변, 결막염까지, 별별 일을 다 겪은 셈이다. 덕분에 난 커뮤니티 지식관련 글은 거의 다 읽었을 뿐이고, 앞으로 뭔가 더 쇼킹한 일이 있어도 별로 놀라진 않을것 같고.


아, ㅁ을 추가해야겠다.

ㅁ. 코딱지
이번달에 건사료 병행 시작하면서부터인거 같은데 콧구멍 주변이 까매서 보니 물때 같은 코딱지가 끼어있다. 손톱으로 살살 긁어주니 떨어지는걸 보면 코딱지가 맞겠지. 콧속에 있는 것도 살짝 빼주고. 질색 팔색 할줄 알았는데 혀만 낼롬낼롬할 뿐 서리는 의외로 얌전히 있어준다. 쉥키... 누나가 똥꼬도 닦아줘, 눈꼽도 떼줘, 이제 코딱지까지 떼줘야 하는구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