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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서리관찰일지

구토 증상으로 아팠던 서리

경과 기록

지지난주 목요일(7/16) 퇴근하고 돌아오니 건사료를 토해놓았다.
소화안된 알갱이가 보이길래 이 녀석 또 급히 먹고 탈 났구나 싶어서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저녁으로는 주식캔을 주었고, 잘 먹었다.
쩝쩝 거리는 소리를 내며 혓바닥을 낼롬거리긴 했지만 헤어볼인가 싶어 아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금요일(7/17) 새벽 3시 다시 한국말하는 서리 때문에 잠에서 깨다. 우는 소리 듣고 토하려는구나,
싶었는데 역시 구토. 저녁때 먹은 주식캔을 토함.
5시까지 두 시간 동안 7-8 차례 구토. 대부분이 흰 거품 토 (휴지로 닦아보면 노란 위액)

5시부터 소강 상태. 6시쯤 목이 말랐는지 물을 먹고 나서 10분 쯤 후에 한국말 하면서 다시 위액 구토.
안되겠다 싶어서 물이고 밥이고 다 치우고 아침까지 상태를 지켜보았다.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다행히도 구토는 더 이상 없었다.


새벽 3시에 두 번째 구토하면서 화장실도 잘 다녀왔고 (평상시처럼 예쁜 응아) 밤 12시까지만 해도 밥을 잘 먹었던 아이라... (식욕 감퇴가 없었다는 얘기) 정말 치명적인 병은 아닐거라고 그렇게 믿었지만, 워낙 범백에 관한 무서운 얘기들이 많아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결국 고양이가 아파서 병원간다고 휴가내고 (-_-) 아침에 씻고 병원 문 여는 시간 맞춰서 데리고 갔다.
촉진 결과 방광쪽에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력도 떨어지지 않았고, 체온도 정상이라 일시적인 위장 장애로 보고 주사 3방만 맞고 왔다. 구토의 염려가 있어서 약은 주지 않으셨다.

주사가 좀 효과가 있었는지 다녀와서는 새벽과는 다르게 그루밍도 하고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기도 하고 많이 편안해진 모습이다. 여전히 종종 쩝쩝거리긴 했지만... 입맛 다실때마다 노심초사였지만, 다행히도 더 이상의 구토는 없었다.

금요일 하루는 꿀물만 급여하라고 했지만... 너무 배고파 하는 거 같아서 (거의 이틀을 굶었으니) 저녁때는 주식캔을 조금 잘게 으깨서 주었더니 잘 먹는다. 토요일 새벽도 무사히 지나가고... 평소처럼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토요일에도 밥을 잘 먹었고 일요일에는 완전히 부활한 서리. 다행이다. 
무엇때문에 탈이 났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의심가는 것이 종이 박스... 박스 쓸 일이 있어서 평소와 달리 좀 오래동안 집안에 놔둔 것이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이빨자국이 송송 나 있다. 그런데 뜯어진 잔해가 없는걸로 봐서는 죄다 먹은게 아닌가 싶고. 
누나 좀 놀래키지 말아라... 이상한거 줏어먹고 아프지 말고 =ㅅ=

후기

- 아파서 토할 동안 그래도 옆에서 계속 지켜보고 다독거려준 걸 알았는지 의존도가 좀 더 높아진거 같다... 응석이 늘었음 -_- 
- 울 서리 순둥이인걸 이번에 또 느낀게... 병원에서 싫어하는 진찰받고 주사 맞는다고 내품에서 엄청 버둥버둥거리긴 했지만, 물지도 않고 발톱도 하나 안 꺼내고... 입양초기에 병원 데려갔을 때 원숭이처럼 날뛰던 서리를 생각하면 정말 천지차이다 -ㅇ-

이건 그 주말에 찍은 사진들

병원 다녀와서 분노의 그루밍 중 카메라 보고 찰칵.
하도 바둥바둥 거려서 털이 눈송이 같이 날렸음 -_-

심기 불편 서리
난 얘가 이런 표정 지을때마다 깜짝 놀라곤 한다.
이때가 그러니까... 배고픈 자긴 밍숭맹숭한 꿀물만 주고 누나는 피자시켜 혼자 맛나게 먹고 있었던 때...;;;
(집에 먹을거 하나 없고 비와서 어쩔수 없었다니까)



잠시 컴퓨터 하고 있으니까 역시 날 좀 봐달라면서 오래간만에 모니터와 키보드 사이로 침투.
그리고 몇 분 후에 이 자세로 그냥 잠들었다. 자세를 보면 부활한걸 확실히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