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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서리관찰일지

고양이 남아 방광염 증상과 처치 후기


서리 이눔시키 가지가지 한다고, 방광염도 걸려보고. 중성화한 수컷들이 잘 걸리기 쉽다곤 하지만 니가 꼭 걸릴 필욘 없잔니 T_T
몇달에 한번씩은 병원 갈 일이 생기는고나. 제발 이런 글좀 안 쓰게 해다오.

10/22 방광염 증상으로 병원 방문
유독 그날 새벽부터 화장실 모래파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 했더니 출근준비하는 동안만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길 네다섯번 목격했다. 소변은 나오지 않고 자세만 잡다 애꿎은 모래만 파헤치고 나왔으며 몇번은 화장실안에서 아오옹- 울기도 했다. 일단 출근은 해야 되겠어서 회사에 간 다음 병원에 전화해보니 빨리 데려오라고 하셨다. 오후 반차내고 집에 가니 다행히 아주 조금이지만 내가 보는 앞에서 소변을 보긴 보았다. 방광이 비어있고 그 전날까지 밥 물 잘 먹고 별 탈 없이 지내던 놈이라 병원에서는 단순 염증에 의한 방광염으로 보셔서 주사 3방 맞추고 일주일치 약을 타왔다.
1주일 꾸준히 약을 먹이니 이틀째부터 상태가 많이 좋아진듯 하였고 그 이후로 화장실 가는데에 문제가 있어보이진 않았다.

11/20 소변검사
병원이 먼 거리라 한달만에 애를 또 데려가기가 미안해서 문의를 해보니 소변만 채취해서 가져와도 된다고 한다. 오전에 파우치에 물 부어서 엄청 먹이고 소변 눌때까지 기다린 다음에 방금 제조한 따끈한 소변을 들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소변 채취를 위해 화장실에 만반의 준비를 했건만 사실 엉뚱한데다 싸버려서 해프닝이 있었음, 화장실 하나는 기가막히게 가리는 녀석인데.... 미안하다 서리야-ㅂ-)
소변검사는 크게 두가지, 막대에 소변을 묻혀서 성분(?)을 알아보는 것과 결석 검사였다. 단백질 수치나 농도도 괜찮고 백혈구 수치가 좀 높게 나왔다. (약간의 염증) 그러나 문제 있는 정도는 아니었고, 결석 검사도 다행히 이상이 없다고 한다.

단순히 요도에 급성 염증이 생겨서 그럴수도 있다고 한다. 화장실을 깨끗하게 관리해주고 앞으로도 계속 관찰해봐야겠다. 주식캔만 잘 먹어주면 매일 먹일텐데 이놈이 요새 밥투정이 심해져서 그게 좀 걸린다.

덧1) 지난달 병원에 다녀온 후로 물그릇을 두 개에서 세 개로 늘렸다. 처음에는 잘 안 쓰는것 같아도 위치를 이리저리 바꾸면서 냥이 마음에 드는 곳에 놔주면 오다가다 잘 먹는다. 눈 앞에 물그릇이 자주 보이면 확실히 물을 더 많이 먹는거 같다.

덧2) 서리가 자존심 상해가면서 쉬한 곳은 내 방 한구석에 있는 비닐 쇼핑백 위였다. (어쩐지 뭐 마려운 개 마냥 냥냥거리면서 돌아다니더라...)그리고 안에는 엄마가 사주신 개시도 못한 내 가방이 있었... 다행히 가방은 무사했고, 소변도 다량으로 고인 곳이 있어서 신선한 것으로 채취가 가능했다 -_- 그리고 또 한번 느끼는 것이지만 냥이 오줌 냄새는 인간이 맡을 만한 것이 아니다. 초월자의 영역임. 

덧3) 1주일 동안 약 먹이면서 1년전에 포기했던 알약(캡슐) 투하에 성공했다. 그냥 입벌리고 목구멍 안 쪽에 던져주면 알아서 잘 삼킨다. 익숙해지면 이리 쉬운 일을.... 약을 거의 다 먹어갈 무렵엔 뺑끼도 심해졌지만, 그래도 이젠 약먹였다고 지 죽이려는 줄 알고 숨거나 피하진 않으니 그래도 1년의 시간이 쌓인 것이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