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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사료서리일기

키워드로 알아보는 서리의 근황 + 잡담

최근의 서리 근황

찜질방 
보일러 온도를 높이면 방바닥 따뜻해지는 건 귀신같이 알아서 방에서 제일 따뜻한 부엌쪽에 자리를 잡고 눕는 서리. 책상 앞에 앉아 있으면 꼭 다리 위에 올라와서 자는 서리 때문에 무겁고 발이 저릴 땐 보일러를 빵빵하게 틀면 된다. 시체처럼 몇 시간이고 등과 옆구리 지지면서 따끈따끈하게 익어서 댓자로 자는 서리를 보노라면, 참 팔자 좋다는 생각만 드네. 부럽다, 자식아...

겨울나기
날씨가 추워지면 가끔 한쪽 눈에서 눈물을 흘리는 서리. 한여름엔 말짱하더니 12월 들어서면서 눈물자욱이 많이 보인다. 눈물 닦아줄땐 가만히 있는 것도 신기. 환기 시킬 때 찬 바람 맞으면 가끔 재채기도 하는데 워낙 사람처럼 해서 그 소리에 깜짝 놀란다.

으르렁
삼식이가 다녀간 이후로 새로운 버릇이 하나 생겼는데... 무릎 위에서 잠잘 때 내가 꼬리를 만진다던가 귀찮게 굴면, 삼식이한테 하던대로 낮은 소리로 으르렁 거리면서 성질을 낸다. 아놔, 가소로워서리, 웃겨서리. 으르렁 거리던게 효과가 좀 있어서 재미들렸나;; 우리집 부동의 서열 1위는 나인지라, 내가 스킨쉽으로 귀찮게 하면 솜방망이로 앙탈좀 부리다 먼저 훌쩍 자리를 피하는 것이 서리였건만, 삼식이 덕에 으르렁 위협하는 새로운 스킬을 습득한 것이다. 물론 소리만 으르렁 거리고 하나도 안 무서워서 안습 -_-

구토 
특식을 만들어주거나 간식을 주거나 항상 미친듯이 흡입하고 곧바로 토해내는 버릇 때문에 미치겠다. 왜 간식을 만들어 줘도 먹지를 못하니...T.T
ciao 닭가슴살을 잘라서 줬더니 게 눈 감추듯이 먹어치우고는 1분만에 그대로 토해낸 서리. 먹자마자 토한 것이라 이상한 냄새도 안 나고 먹음직스런 냄새가 그대로 나는 닭고기를 토해낸 것. 혹시나 토한 것 다시 먹지 않을까 했더니 그러진 않더라;; 실컷 맛있게 잘 먹어 놓고 다 토해버렸으니 배는 허하고... 결국 다시 사료 그릇 앞으로 가서 깨작깨작하는걸 보노라면 그저 '바보같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누가 뺏어먹지도 않는데 천천히 먹으면 안되겠니. 
최근에만 이런식으로 토한 적이 3번이나 된다. 닭가슴살 같은 건 찢어서 손으로 주면 되지만, 그러지 못하는 습식같은건 어떻게 주누. 
사료가 너무 맛이 없어서 그런가, 간식만 주면 이렇게 흡입을 하니... 간식을 줄이고 싶어도 주말 저녁 때가 되었는데도 맛난 것이 안 나오면 쫓아다니면서 우는 서리 때문에 참 곤란하다.

애교
앞서의 안 좋은 사례들도 있지만... 좋은 변화도 있다.  나만 알 수 있는 것이지만 이 녀석 은근 애교가 늘었다. 특히 몸 주변을 왔다갔다 하면서 부비는 건 거의 하지 않던 녀석인데 요즘은 심심치 않게 와서 집적거린다. 너의 이 애교가 나한테 빨리 간식 좀 내 놓으라는 소리는 아니겠지? 아무튼, 발 냄새 맡고 얼굴 부비부비하는 것도 그렇고... 갑자기 애교를 부린단 말여... 이것도 삼식이한테 배웠나? 

털빨
여름 내내 하던 털갈이가 끝났는지, 요즘 서리는 모질이 장난이 아니다. 윤기가 좔좔, 더불어 자연 기름기도 좔좔. 만지면 실크같이 부드럽다. 여름에 궁디 팡팡해줄때마다 날리고, 쓰다듬어 줄때마다 쓸리던 털은 온데간데 안 보이고, 아주 바람직한 모질을 유지하고 있다. 단순히 겨울이라 그런건지, 아니면 몇달 꾸준히 먹이고 있는 내추럴 발란스 사료 덕분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고양이는 고양이이니... 털이 안 빠질 수는 없겠지만, 털 뿜어내는 정도가 확 덜해져서 참 좋다. 그나저나... 자연 기름기 제거하도록 한번 빨아야 되는데... 날이 추워서 시도를 못 하고 있다.  


최근이 아닌 서리 사진

대략 두 달 전 쯤에 찍은 것들